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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환 칼럼 | 모두가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심 쏟는 동안…

최근 수년간 IT분야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뭐라해도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활용 범위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적용 가능한 분야도 초기 텍스트 영역에서 이미지, 음악, 동영상은 물론 실시간 현실공간에 대한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대부분의 투자도 여기에 집중되고 있으며 미래 세상을 바꿀 주역이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17년간 조용하게 꾸준히 연구하고 있었던 분야가 있었으니 바로 양자컴퓨터 기술이다.
마요라나 페르미온(Majorana fermion)은 1937년 이탈리아 물리학자 에토레 마요라나 (Ettore Majorana)가 예측한 입자로, 자기 자신이 곧 자신의 반물질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마요라나 페르미온은 기존의 큐비트보다 오류율이 낮은 위상(Topological) 큐비트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 위상양자컴퓨팅(Topological Quantum Computing) 방식은 기존 초전도 큐비트 방식보다 더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바로 이 기술 연구의 구체적인 성과를 지난달 19일 ‘마요라나 1’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마요라나 1’에는 큐비트 8개가 탑재됐으며, 100만개 이상 탑재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큐비트 100만개 이상을 탑재할 수 있어 양자컴퓨터 상용화 세상을 열 수 있다고 본다며 이번 칩 개발로 양자컴퓨터 시대가 몇 년 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원리는 양자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이라는 원리를 활용해 ‘큐비트’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동시에 여러 상태를 표현하고 복잡한 계산을 병렬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특정 문제(예: 소인수분해, 최적화 문제, 복잡한 물리·화학 시뮬레이션 등)에서 전통적 컴퓨터보다 월등한 속도와 효율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양자컴퓨터는 기술 및 산업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중요성을 가진다. 우선 암호 및 보안분야에서 현재 사용되는 RSA, ECC 등 대부분의 공개키 암호 시스템은 큰 수의 소인수분해에 기반하는데, 양자컴퓨터는 이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 기존 암호 체계가 무력화될 위험이 있다. 이것이 현재 양자 내성(post-quantum) 암호 기술의 개발과 보안 체계 전반의 재설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다.
또한 최적화 및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기존 컴퓨터 알고리즘으로는 어려운 분야인 물류, 금융, 교통 등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양자 알고리즘은 훨씬 효율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화학 및 재료 과학 분야에서는 분자 시뮬레이션과 신약 개발에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분야에서도 양자 알고리즘은 기존의 머신러닝 기법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방식의 데이터 처리와 분석을 가능하게 하여 혁신적인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기술 변화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변화를 불러와 산업 경쟁력 재편은 물론 국제 경쟁 구도 역시 재편될 수 있다. 반면 새로운 기술 응용 분야가 등장하면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충격이나 직업 구조 변화 등의 사회적 문제도 예상된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요나라 1’은 아직 여러 한계점과 도전 과제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기술적 측면의 검증 부족이다. 마요라나 페르미온의 실험적 검증은 아직 미흡하다. 또한 안정적인 입자 제어 및 측정 기술이 확고히 확립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미 양자컴퓨터 분야의 기술개발에 선도적인 투자를 해 왔던 경쟁 기술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전통적인 양자컴퓨터 기술인 IBM, 구글 등의 초전도 큐비트나 이온 트랩 방식은 이미 부분적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반면, ‘마요라나 1’은 아직 개념 증명 단계이다. 또한 리게티(Rigetti), 허니웰(Honeywell) 등 다른 스타트업도 유사한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추진 중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향후 많은 시간과 투자를 요구될 것이다. 양자 컴퓨팅의 이정표로 여겨지는 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 달성에 ‘마요라나 1’이 기여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단기 성과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계획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과의 협력(예: 인텔, TSMC 등)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생태계 확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
‘마요라나 1’은 양자 컴퓨팅의 성배로 불리는 위상큐비트 구현을 목표로 한 과감한 도전이며 이론적 우위가 있지만, 실험적 검증과 기술적 난제 해결이 시급하다. 2030년대 초반 상용화를 목표로 하지만, 단계적 성과(예: 100큐비트 데모)가 없다면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장기적 투자와 학계-산업 협력이 성공한다면, 양자 컴퓨팅 역사를 재정의하는 프로젝트로 남을 것이다.
‘비관론자들은 대체로 옳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낙관론자들이다’라는 이야기가 다시 생각난다. 일반인들은 이해조차도 어려운 양자역학 이론을 토대로 양자컴퓨터의 가능성이 처음 이야기되기 시작한 이후, 기존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이론의 컴퓨터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이나 할까라는 의문이 줄곧 있어 왔다. 이러한 의문을 넘어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수년내에 세상에 선보이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모두가 한방향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다른 방향에서 가능성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자에게 미래의 주도권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식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