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사무실 복귀 정책의 ‘캐치-22’

조셉 헬러의 걸작 캐치-22(Catch-22)를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소설 속 캐치-22는 다음과 같다.

“한 전투기 조종사는 말 그대로 미쳤다(전투 임무를 수행하려면 미쳤어야 하니까). 그리고 군 규정상 정신 이상은 비행 금지 사유로 규정되어 있다. 때문에, 조종사는 단순히 요청만 하면 비행 의무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요청을 한다면, 그는 자신의 정상적 정신 상태를 증명하는 것이고(전투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은 정신이 온전해야 하니까), 따라서 계속 비행해야만 한다.”

현대 비즈니스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곤 한다. 조직이 직원에게 사무실로 복귀할 것을 요구하지만, 복귀할 사무실이 없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사무실로 복귀해야 한다. 반복되는 모순이다.

바보 같은 이야기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멍청해지는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사무실에서 일하라고 강요하는 움직임이 여전하다. 전력이 없거나, 인터넷 접속이 안 되거나, 때로는 공간이 부족할 때에도 말이다.

이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수백만 명의 연방 공무원들이 미국 전역의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근무할 사무실이 준비되지 않은 사례가 빈번했다. 책상 공간, 와이파이, 전기가 부족한 경우도 있었으며, 전선이 노출되거나 조명이 고장나는 등과 같이 위험한 환경도 있었다. 물론 막힌 싱크대와 더러운 욕실도 문제였다. 새로 문을 연 정부 기관을 청소할 청소부를 고용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화장지를 직접 가져와야 하는 상황은 아직까지 없었다.)

이러한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정부에 “원격 근무를 종료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직원들이 각자의 근무지에서 정규직으로 출근하도록 요구”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조직의) 늪을 없애고”, “정부 관료제를 개혁하고 개선함으로써 미국의 황금기를 열기 위해서”와 같이 표현한다. 트럼프의 명령은 원격 근무가 효과적인 관리와 감독을 방해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대면 근무가 직원에 대한 감독과 통제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해서다.

필자는 이전에 사람들이 다시 칸막이 사무실로 돌아가도록 하는 시도의 진정한 동기는 무능한 마이크로 매니저들이 직원에 대해 말 그대로 ‘감독’하기을 욕망하기 때문이라고 기술한 바 있다. 트럼프와 주변의 일행들이 완벽한 사례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현재 직원의 6%만이 직접 근무하고 있다”라는 거짓 숫자를 제시했다. 차라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 감독위원회의 수치가 현실에 더 가까웠다. 위원회는 5일 전, “2023년 9월 현재 직원의 43%가 여전히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라고 보고한 바 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엘론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를 통해 정부 부동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임대 계약을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방 법원, 워싱턴 DC에 있는 법무부 본부, 미국 적십자사 등, 정부가 매각할 수 있는 “비핵심” 정부 건물에 추가해서다.

그렇다면, 남은 노동자들은 어디에서 일하게 될까? 좋은 질문이다. DOGE가 하는 많은 일들처럼,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은 없다. 단지, DOGE가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있을 뿐이다. 그 동안, 정부 공무원의 사기는 계속해서 바닥을 기고 있다.

오늘날 일부 기업은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복귀시키고 있다. 그들은 생산적인 작업자를 원한다. 아마존을 예로 들어 본다. 아마존은 몇 달 동안 직원들을 일주일에 5일 동안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하려고 시도해 왔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직원들을 위한 사무실 공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이런.

이 회사는 일부 지역의 사무실 복귀 명령을 연기해야 했다. 즉, 애틀랜타, 댈러스, 휴스턴, 내슈빌, 뉴욕, 피닉스 등의 도시의 직원들은 2025년 5월까지 사무실로 복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실 이 시점에라도 모두 복귀할 수 있다면 꽤나 놀라울 터다.)

이 밖에 아마존은 부실한 운영 계획으로 인해 아마존은 직원 수용을 위해 맨해튼의 위워크에 상당한 면적을 임대하는 등 추가적인 사무실 공간에 대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AT&T도 주 5일 근무제로 단계적으로 복귀하면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필요한 업무 공간 중 70%에서 80%만 제공받았다. 오! 이제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왔으니 더 잘 일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AT&T가 사무실 복귀 정책를 시행하기 전인 2023년 5월, CEO 존 스탠키는 “훌륭한 문화와 환경을 구축하는 데 참여하고 싶다면, 이러한 조정에 동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형편없는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 않다.

필자가 재택근무를 지지하는 편이긴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지라도 적어도 필요한 공간과 자원을 제공하는 것만큼은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경영의 기본이다. 또한, 꽤나 희귀한 자질이 되어버린 상식이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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