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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양자컴퓨터는 ‘안개’와 ‘등대’를 동시에 만든다

딥페이크 기술은 아직까지 인간 고유의 미세한 ‘불완전성’을 완벽히 재현하지 못한다. 이는 아직까지 기술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신원 인증 과정에서는 합성된 얼굴과 인공 데이터가 포함된 위조 신분증이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정교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지나치게 대칭적인 얼굴 형태나 부자연스러운 화장처럼 진짜 사람과는 미묘하게 다른 특징들이 드러난다. 딥페이크가 실제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구현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연산 자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딥페이크 기술은 인간의 결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것은 악의적 제작자들이 충분한 연산 자원을 투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고도의 정밀도를 추구한다면 현재보다 100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더 현실적인 위조물을 만드는 것은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양자 컴퓨팅은 이 같은 한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의 연산 속도는 마치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구글의 윌로우(Willow) 양자 칩은 현존 슈퍼컴퓨터로는 10셉틸리언 년(10⁷⁰년)이 걸릴 계산을 5분 내에 수행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만약 악의적 세력이 딥페이크 엔진에 특화된 양자 컴퓨팅을 도입한다면, 위조물의 정밀도는 현재보다 1,000배는 넘게 향상될 수 있다. 얼굴의 비대칭, 주름 방향, 삐져나온 머리카락, 배경 이미지까지 DMV(미국 차량관리국) 환경과 완벽히 일치하는 극사실적 딥페이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정교한 합성 신분증을 탐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위조의 미세한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양자 컴퓨팅 기반 머신러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즉, 공격에 양자를 활용하는 만큼 방어에도 양자를 활용해야 한다.
양자 시대를 위한 준비
양자 컴퓨팅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지만, 수년 내 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이야말로 기술이 가져올 기회와 위협 모두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양자 컴퓨팅은 10여 년 전 게임 산업에서 전용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등장했던 방식과 유사하게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기업들은 범용 CPU에서 벗어나 더 빠르고 현실감 있는 게임 환경을 구현하고자 했다.
이들은 GPU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며 그래픽과 게임 경험에 혁신을 불러왔다. 결과적으로 GPU는 의료, 기상 예측 등 고속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활용됐고, 연산 효율성이 수백 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채굴자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또한 GPU는 딥페이크 등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까지 열게 됐다. 양자 컴퓨팅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을 따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언젠가 양자 컴퓨터가 게임용 그래픽 카드 형태로 구현될 가능성도 있다.
양자 기반 그래픽 카드가 등장하면 게임 환경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질 수 있다. 게이머는 나무, 빛, 그림자, 바람에 흔들리는 키 큰 풀까지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풍경 속을 자유롭게 이동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양자 컴퓨팅 응용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기술이 보급되는 순간, 이를 악용하려는 세력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초고속 공격의 시대
현재 기업들은 지문, 개인식별정보, 비밀번호 등 민감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저장하기 위해 RSA(Rivest-Shamir-Adleman)와 ECC(타원 곡선 암호화) 방식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암호화 기법은 기존 컴퓨팅 파워로는 짧은 시간 내 해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양자 컴퓨팅은 이 전제를 무너뜨린다. 압도적인 연산 속도로 기존 보안 체계를 우회할 수 있기 때문에, 암호와 비밀번호는 양자 기술이 노릴 수 있는 초기 표적이 된다. 단위 시간당 시도할 수 있는 조합 수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 하나의 비밀번호를 해독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면, 양자 컴퓨팅은 이를 단 몇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이 기술이 반드시 더 ‘똑똑한’ 것은 아니지만, 훨씬 더 빠르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같은 속도는 ‘지금 저장하고 나중에 해독(store-now-decrypt-later)’한다는 전략을 낳고 있다. 악의적 해커들은 양자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 기존 기술로는 해독이 불가능한 암호 데이터를 미리 수집하고 있다.
이들은 그 데이터를 해독하기 위해 양자 컴퓨팅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 미리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는, 양자 기술이 등장하는 순간 기업들이 해당 데이터를 다시 암호화해 새로운 기술이 접근하기 어렵도록 만들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양자 컴퓨팅 역량을 갖추지 못한 조직은 이를 방어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속도에 속도로 맞서다
RSA와 ECC 체계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는 누군가는 암호 체계를 순식간에 뚫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보안 영역에서도 속도에는 속도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양자 기술을 활용하면 현재보다 수십 배 뛰어난 암호화 기법을 구현할 수 있으며, 양자 기반 인증도 기존 방식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딥페이크가 처음 등장했을 때 AI와 머신러닝이 그 약점을 밝혀낸 것처럼, 양자 컴퓨팅이 부상하면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보안 기술도 함께 진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