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RPA의 미래··· 에이전트와 결합될 가능성은?

RPA 기술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IT 리더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기술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그 방향성에 대한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 IT 리더는 더 강력하고 자율적인 AI 에이전트가 20년 전에 출발한 RPA를 결국 대체할 것이라 전망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AI 에이전트와 RPA가 협력해 새로운 수준의 자동화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PA는 제조, 헬스케어,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여전히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년 내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와 차세대 AI 도구를 도입함에 따라 그 쓰임새를 재검토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벤더와 IT 리더들이 RPA와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새로운 자동화 방식을 창출할 수 있다면 이 기술의 미래는 여전히 밝을 수 있다.

또한 일부 IT 리더는 RPA가 이미 기업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도 유효한 기술로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로켓모기지(Rocket Mortgage)의 수석 데이터 과학자인 아르준 발리는 “RPA는 여전히 규칙 기반의 반복적이고 중복된 업무 자동화에 유효하다. 특히 오류 발생 시 리스크가 큰 은행, 보험, 헬스케어 분야에서 중요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RPA는 아직 대체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AI와 결합돼 워크플로 내에서 더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연성과 비용의 균형

IBM MIT AI 랩의 AI 연구 과학자 셰이 칸은 “AI 에이전트는 강력하고 유연하며 자율적인 자동화 접근 방식을 제공하지만, 예측 가능한 결과를 제공하는 기존 RPA 역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칸은 AI 도구가 결국 일부 RPA 구현을 대체할 수는 있더라도, RPA가 대부분의 AI 도구보다 구축 속도가 빠르고 비용도 저렴하며 오류 발생 가능성도 낮다고 언급했다.

그는 많은 조직들이 조만간 AI를 활용해 기존 RPA를 보완하거나 일부는 대체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AI 에이전트는 의사결정 역량이 필요한 복잡하고 동적인 작업을 담당하고, RPA는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작업을 계속 맡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칸은 “RPA 봇이 미리 정해진 규칙만 따르는 반면, AI 에이전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변화하는 비즈니스 논리에 적응한다”라며 “AI 에이전트는 고객 응대, 이상 거래 탐지, 예측 분석 등 유연성이 필요한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3~5년 내에 AI 에이전트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RPA의 역할도 변화할 것이라도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RPA와 AI 등 여러 기술을 결합하는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을 도입하는 조직이 늘어날 전망이다.

칸은 “RPA의 사용례는 점점 독립형 솔루션이 아닌, AI 중심의 광범위한 워크플로에 통합되는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RPA 성장은 여전히 지속

AI 에이전트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전환을 꾀한 RPA 벤더들, 예컨대 유아이패스(UiPath)는 새로운 기술의 장점을 강조하면서도 RPA의 미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유아이패스는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RPA의 효율성과 신뢰성 때문에 AI 에이전트가 기존 프로세스와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시장조사업체 IDC의 전망을 인용해 RPA 관련 지출이 2024년부터 2028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해 82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유아이패스의 공공 부문 CTO 크리스 라디치는 대다수 고객이 여전히 RPA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RPA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두 기술 간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디치는 “RPA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진화하고 있다”라며 “프로세스 자동화를 위해 다양한 AI 솔루션을 테스트했지만, 예외나 해석 없이 항상 동일하게 작동해야 할 때는 RPA만큼 확실한 대안이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라디치와 다른 자동화 전문가들은 향후 AI 에이전트가 RPA 봇을 제어하며 다양한 로보틱 프로세스를 도구로써 활용하는 방식이 주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디치는 “현재는 각 시나리오별로 별도 RPA 워크플로를 설계하지만, 미래에는 AI 에이전트가 요청을 평가하고 데이터 처리엔 RPA, 시스템 통합엔 API 호출, 복잡한 의사결정은 사람과 협업하는 넘기는 식으로 최적 수단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화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복잡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직에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라디치는 “현재 우리는 수십 개의 RPA 봇, 다양한 API 통합, 예외 처리를 위한 수작업 프로세스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환경을 관리하려면, 전체 자동화 역량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업무를 분배할 수 있는 조정형 AI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기반 계층으로서의 RPA

대화형 AI 플랫폼 슬릭플로우(SleekFlow)의 CTO 레이 가오는 현재 RPA의 주요 사용례가 송장 처리, 데이터 정산, 보고서 생성 등 구조화된 백오피스 업무에 집중돼 있다고 언급했다.

가오는 “이런 업무가 특히 레거시 시스템이 많은 산업에서 단기간 내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AI 우선 워크플로 도입이 늘어나면서 해당 업무에 대한 신규 RPA 구축은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오는 향후 3~5년 내 RPA의 활용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여전히 유효한 기술이지만, 점차 눈에 띄지 않게 AI 기반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에 내장되는 기반 계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RPA와 AI의 결합이 자동화 인프라의 유지관리, 적응성, 제어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CIO를 포함한 IT 리더들이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오는 “적응력이 향상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지만, 동시에 타협점도 생긴다”라며 “AI 에이전트는 새로운 추상화 계층을 도입하기 때문에, 특히 결정 근거를 설명하는 역량이 중요한 규제 산업에서는 행동 추적이나 디버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AI 중심의 자동화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CIO가 해당 도메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략적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가오는 “핵심 질문은 ‘자동화 계층에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과 적응력을 원하는가, 그리고 속도와 확장성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의 투명성을 포기할 수 있는가’이다. 지금의 변화는 단순히 도구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AI 시대에 걸맞은 자동화 철학을 재정의하는 작업”이라고 조언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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